[자기계발]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누군가 나에게 그동안 책을 안 읽고 잘 살아왔는데 꼭 읽어야 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동안 읽지 않아서 그 정도만 잘살게 된 거야.
나도 한때는 책이라는 것은 시험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시험을 잘 볼 이유가 없으니(?) 책 따위는 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었다.
물론 너무 유명해서 한 번쯤은 읽어봤어야 할 것 같은 책은
구입해서 책장에 꽂아두고 만족스러워하기도 했다.
책은 언제나 깨끗하게 읽었고, 읽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시험에 필요할 땐, 질리도록 책을 봤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그 즉시 버렸다. 꼴도 보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고등학교 은사님을 뵙게 되었다.
은사님께서 나에게 물으셨다.
너는 만약에 책을 쓴다면, 책을 어떤 마음으로 쓰겠니?
책을 쓴다라...
한 번쯤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진짜 책을 쓴다면 무슨 내용을, 어떤 마음으로 쓰게 될지는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글쎄요. 남들이 모를 법한 내가 잘 아는 것을 최대한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쓰지 않을까요?
라고 대답하고 나니,
내가 쓸 책도 그렇게 좋을 텐데,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쓴 책은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도 행동이 크게 변하는 건 없었다.
어차피 아무리 좋은 비법이라도 나에게 적용되지 않을 게 뻔하다는 자기 합리화에
묵묵히 독서하지 않는 생활을 고수했다.
책은 여전히 먼지를 머금은 채 책장에 꽂혀 있었고,
남아있는 책은 펴보기나 했을까 싶게 책장은 항상 깨끗한 모양새를 유지했다.
그리고 깨끗하게 꽂힌 책장을 갖고 있는 게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강의 중이었던 교수님께서
책은 읽을 때마다 좋았던 부분에 밑줄을 긋고, 그에 대한 본인 생각을 옆에 짧게 써놓곤 한다고 하셨다.
더럽게 독서한다며 와이프한테 항상 혼난다고 했다.
교수님께서는 책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표지조차 구기지 않으려 책을 펴지 않는 것보다, 더러워도 읽는 편이 낫다고 하셨다.
책은 읽어야 책이다.
그날부터 서서히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더럽히기 시작했다.
밑줄을 긋고, 하이라이팅을 하고, 소감을 쓰고, 귀퉁이를 접었다.
무결했던 책들이 더럽혀지고,
심심할 때마다 귀퉁이가 접힌 책을 들게 되었다.
신기한 변화였다.
책이 낡은 만큼 나와 친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책 구입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좁은 집에 마냥 책을 늘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읽고 싶은 책도 여러 번 고심해야 구입했고,
구입 후에는 흥미가 떨어져 고스란히 책장으로 들어가
여전히 깨끗한 책으로 남기도 했다.
독서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졌지만,
독서가 그렇게까지 좋은 건지는 잘 못 느꼈다.
시간이 흘러 소유하지 않는 구독의 시대가 왔고,
시대에 발맞춰 이제는 e북을 읽게 되었다.
다운로드하는 즉시 읽을 수 있고,
기간제로 결제해 놓다 보니 대충 읽어도 돈이 아깝지 않았다.
이제는 목차만 대충 보고 다운로드하여
내가 원하는 부분을 읽고, 재미가 없으면 삭제한다.
좋은 책은 두고두고 원할 때마다 읽고,
시간이 많으면 앉은자리에서 한 번에 열 권도 읽는다.
구입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니,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마음껏 읽게 되었다.
이제 나는 관심이 가는 모든 분야에 대해서
주저하지 않고 책을 읽는다.
간접 경험으로 흥미를 극대화하고,
책에서 알려준 비법대로 빠르게 습득하니
어떤 것이든 시작하자마자 초보티가 나지 않는다.
어설프지 않으니, 자꾸 다른 분야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사람은 갈수록 익숙한 것이 많아지고,
더 이상 새로이 하고 싶은 것도 없어진다.
새로운 것을 찾아 여행을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여행마저도 질리게 마련이다.
독서는 타인의 관점을 경험할 수 있어 항상 새롭다.
때로는 날 모르는 타인에게 공감을 받을 수도 있다.
독서로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에 간접경험을 하고,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장점 때문에
책을 읽으면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고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좋은 책은 읽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책은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까?
책은 읽고 싶은 즉시 읽고,
읽기 싫으면 그 즉시 책을 덮는다.
이 것이 독서를 잘하는 유일한 방법이다.